인간의 사회철학 자유의 문제

자유는 인간을 자율적 이성의 존재가 전제이다. 그 전제에 입각한다면 비록 자유롭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모든 장애에서 해방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자유는 터부를 초월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터부는 역사적 사회적으로 변화한다. 터부에는 성에 관한 것에서부터 절도나 살생과 같은 것까지 포함된다. 그리고 사상 언론 표현의 자유에 있어서 사회주의사회보다는 시민사회가 훨씬 윤택한 쪽에 놓여 있으며 이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시민사회는 여러 세기의 체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북유럽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복지국가의 성립으로 사회주의국가의 경제적 자유도 빛을 잃고 있다. 인간의 자유에 관해서는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 및 생물로서의 한계라는 점에서도 고찰할 필요가 있겠다. 과학적 기술의 발전은 인간을 각종 노동으로부터 해방해 주고 있음에는 틀림없겠으나 또 다른 생명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 볼 일이다. 사회주의국가의 경우 최후의 장점은 전쟁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점에 있다고 말해 왔으나 이것도 중소대립이나 대국주의의 횡행 등으로 보아 이념이야 어쨌든 현상적으로는 불투명한 것이다. 그 경우 인간은 현재 고민하는 모든 사회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있겠지만 인간의 생명 그 자체는 몇백 년 동안 연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장차 우주개발이 발전하면 인간은 태양계의 여러 혹성을 왕복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만, 태양계를 넘어서 은하계 우주의 끝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1대 내지는 여러 대에 걸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 하더라도 그것은 겨우 은하계 우주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거리이다. 인간은 빛의 속도를 넘어설 수는 없다. 즉 광대한 우주 속에서는 인간의 자유라는 것은 극히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기술적 자유가 인간의 모든 자유의 물질적 기초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며 그것은 단순히 이념으로서 자유일 뿐, 현실적 자유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개인은 개체로서의 인간이자 행위 주체로서 인간으로 이해되는 것이 보통이다. 자연 만물 곧 모든 개체는 주체인 신의 산물로서 피조물이다. 이로써 인간은 이성을 가진 정신적 존재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 가지의 존재자가 아니라, 서로 구별되는 여럿의 존재자임이 명시되었다. 근대 시민 사회에서 개인 주체의 개념이 없는 곳에서 한 사람의 성장 과정에서도 주체성에 대한 의식은 사춘기에 이르러나 뚜렷해지듯, 인류의 역사가 있어서도 개인 주체의 개념은 상당 기간의 문화 체험으로 형성되었다. 그것은 인간이 이성적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동물임을 강조한 것이다.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은 신처럼 이성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동물이면서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즉 신체를 가진 이성적 존재자임을 말하는 것이다. 인간은 신체를 욕구와 감정을 가진 존재자이다. 이 점에서 한 인간은 분명히 다른 인간과 구별되는 개별자로서 존재한다. 자연 상태에서의 사람은 자연의 법칙 아래에서 종속된다. 자연 사물의 인과적 연관 관계 속에 매여 있다. 사회철학에서 자유의 문제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사이에서 생기는 충돌과 화해 모색의 문제이다. 사람은 원초적으로 한 개인으로 존재한다. 사회는 개인들의 집합체 내지는 공동체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 안에서 사는 이성적 동물로서 애당초 자연의 상태에서는 자연의 법칙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자기 신체와 능력을 자기의 생각과 느낌대로 사용하고 발휘하는 자유를 가진 자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여 일단 사회가 형성되고 나면, 이제 개인은 단지 자연의 법칙 아래에뿐만 아니라 사회의 법칙이나 규범 아래에 놓인다. 이때 개인이 자연의 상태에서 누리던 자유와 권리에 변이가 생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유 문제의 발단이 된다.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한 개인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 사회적 의미에서 자유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개인주의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반해 한국인의 전통적인 사회생활의 방식과 사회사상이 다분히 집단주의적이라는 데서 그 주요한 원인이 있다. 그런 가운데서도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동학 농민 운동에서 보듯 반봉건적 정치의식과 함께 다분히 민주주의적인 자유 이념이 형성되게 시작했다. 이런 자유 민권사상도 평등사상과 마찬가지로 전통사상인 실학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자유가 법률적으로 규정한 것은 갑오개혁 이후 일이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몇 번의 개정을 거쳐 제6공화국에 이르러 국민의 시민으로서 각종 자유와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규정되었다. 국민의 권리로서의 자유는 서양의 시민 사회사상의 유입 그리고 서양 근대 정치제도 도입과 더불어 그 윤곽이 분명해졌다. 20세기 넘어오면서 자유의 형태는 국가를 향한 적극적 형태가 된다. 국가로부터 소극적 침해금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국가에 최소한의 물질적 급부와 정치 참여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게 된다. 이 시기에 등장한 기본권이 노동삼권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는 국가의 역할 없이는 국민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없기 때문에 국가의 역할 또한 변화하게 된다. 그리고 국민은 스스로 이성적이고 합리적 사고 의사 결정을 하며, 그 의사 결정에 따라 행동하게 되고, 이를 방해받거나 어떠한 이유로 자유를 구속받게 되면 이의를 제기하고 국가에 역할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자유를 얘기할 때 사회 안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행위의 정당한 범위가 요구된다.